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.
기시미 이치로 지음
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이라는 주제로 나온 책 ‘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’는 여러 사람의 심리를 바탕으로 우리의 상황 속에서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한 방법을 제시해준다.
기시미 이치로는 ‘미움받을용기’로 더 유명하다. 모 프로그램에서 안재현씨가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고 베스트셀러에도 오랜기간 머문 책이다. 안 읽어 본 사람은 많아도 책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.
이 책은 작가가 한국 독자들을 염두하고 쓴 글이다. 작가는 자신의 책이 한국에서 사랑받은 것에 감명 받아 한국어를 배웠는데 그 한국어 선생님의 아이디어로 이 책이 탄생했다고 한다.
이 책의 특이한 점은 모두 영화의 등장인물이 내담자라는 것이다. 철학자라는 인물에게 영화 주인공들이 찾아와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.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야기를 통해 찾아간다.
19개의 영화들 중에 본 영화도 있고 못 본 영화도 있었는데 이 글을 읽다가 보고 싶어졌다. 이 주인공이 왜 이렇게 생각할까에 대한 궁금증은 영화의 모든 스토리를 다 알고 있으면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.
미숙 최고? 그딴게 무슨 소용인데.
야, 너도 나같이 한번 살아봐.
하루에 열두 번도 더 혀 깨물고 확 죽어 버리고 싶어.
그래도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얼굴에 철판 깔고 뻔뻔하게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더는 못 버티겠다. 사는게 치사하고 쪽팔려서 더는 못 해 먹겠다. 너만 자존심 있는거 아니다.
누구나 더 이상 못 버티겠다. 힘들다라는 순간이 찾아온다.
“ 그러나 ‘고통이 불행한가?’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.”
“ 인간은 단지 운명에 휩쓸려 가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.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난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데에 인간의 존재 의의가 있다.”
많은 상황들의 인물들이 나온다. 그들은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고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갈등도 있고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삐뚤어진 나를 만들어 낸 이야기도 나온다. 여기에 나오는 많은 상황들은 영화의 상황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상황이기도 하다. 가상의 상황 같지만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들인 것이다.
작가는 철학과 심리학을 통해 사람들의 심리상태 뿐 아니라 더 나아갈 방법을 제시한다. 일다보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도 나오는데 그럴 때면 내가 상담을 받는 기분이 든다.
작가는 한국인의 고유한 문제들을 다뤄보기 위해 19편의 영화를 봤고 그 영화를 소재로 글을 썼다. 그래서 그런지 정서가 한국인과 잘 맞는다. 물론 이 책의 제목처럼 나쁜 기억을 지워주지는 못한다. 그래도 책을 읽고 나면 약간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. ‘미움받을용기’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이 책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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